본문 바로가기

V-log...

115. Good Bye-4, Hello-5 세 번째 이야기

반응형

제가 상담심리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제 우울증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늘 혹독하게 저를 몰아붙이면서 살아왔던 저였지만, 한없이 저를 무너뜨리는 그 우울함의 힘 앞에서 저는 그저 나약한 존재였을 뿐입니다. 그 우울의 힘이 저를 끌고 가는 데로 저는 그저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Good Bye-4, Hello-5 두 번째 이야기>

 

 

114. Good Bye-4, Hello-5 두 번째 이야기

바로 직전 글에서 4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으며, 가장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점은 바로 제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제가 되찾았다고 느낀 점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13. Good Bye-4, Hello-5

ch0105.tistory.com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위로의 말과 격려의 말을 들었지만 그 말들로 인해 오히려 저는 더 좌절하고, 절망에 빠지며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이 자꾸만 반복되었습니다. 그 때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힘든 사람을 위로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나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한마디의 말이, 아픈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어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구나' 같은 생각을 하며, 그 후부터는 한 마디 말을 하더라도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한번 더 생각하고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생각보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감사한 사실은 저 역시도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담심리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형

 

결정했으면 실행을 하자

앞 선 글에서, 제가 우울증에서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제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찾기 시작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주 오래간만이면서 힘들게 찾아온 통제권이기에 다시는 우울이란 녀석에서 주도권을 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년동안 미뤄놓고 있던 것들을 한꺼번에 시작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은 다이어트와 운동이었습니다. 50대의 나에게 망가지고 보기 싫어진 제 몸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뤄왔던 운동도 시작하였고, 식단조절도 엄격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생각보다 빠르게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목표했던 몸상태로 돌릴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장기 프로젝트로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 취득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상담심리사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심리상담 분야에는 국가자격증이 없습니다. 그래서 각종 민간 자격증이 난무하는데, 대부분 쓸모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분야이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오랜 기간 훈련을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요건을 만족하는 것이 한국심리상담학회의 상담심리사인데, 취득 과정이 무척이나 까다롭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을 했고,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가 너무 클 것 같았습니다.

 

그 취득과정을 보면 (1) 심리학 학사 학위 취득 (2) 심리대학원 석사 과정 진학 (3) 실습 (4) 협회의 자격시험 합격 (5) 수련과정 (6) 협회의 최종심사라는 6단계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저에게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심리학 학사 학위 취득을 위해 학점은행제도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타 전공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서, 심리학 과목 48학점만 이수하면 학위취득이 가능했고, 비용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말이나 밤에 몰아서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3학기 정도만 시간을 들이면 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대학원 과정도 사이버과정으로 진행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서,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고 판단했고, 지금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을 보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꿈이 없어지는 순간 늙는 것이다

저는 부끄럽지만 아직도 이루고 싶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 말을 바꿔서 이야기하면 내년이면 벌써 지천명의 나이지만 별로 이루어놓은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한 걸음씩 나가고 싶은 마음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저는 직장에서 그렇게 잘 나가는 존재는 아닙니다. 오히려 약간은 뒤쳐져서 후배들에게 추월을 당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이게 어떤 뜻인지 직장인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속상해하거나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제 진짜 꿈과 목표는 60 이후를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제가 그리는 60이후의 삶은 현직에 있을 때처럼 바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바쁜 삶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은퇴 이후를 준비하고 있으며, 배우자와 함께 작지만 탄탄한 은퇴 이후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은퇴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상상한 제 은퇴이후의 모습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약 10여 년의 기간 동안 정말 바쁘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저에게 자주 드는 생각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예전에 학교 다니던 시절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아니면, 그때 제대로 원 없이 공부를 하지 못했던 미련이 남아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도 공부라는 것에 매진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는 걸까 하는 생각입니다. 뭐,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50이라는 나이를 눈앞에 둔 시기에도 마음속에 꿈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니까요.

 

마지막 순간에 웃는 사람이 되자

최근 한 달간은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인 일을 비롯해서 사무실 업무까지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를 맞으면서 정말 눈코뜰새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취미활동으로 하고 있는 직장인밴드의 합주곡 연습도 소홀했었습니다.(주 포지션은 보컬이었지만, 후배들도 새로 들어오고 하면서 베이스로 파트를 옮겼습니다.^^)

 

얼마 전 직장에서 승진인사가 있었습니다. 아프고 난 후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약간의 속상함은 어쩔수가 없네요. 하지만 제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괜찮다고 제 자신을 위로해 봅니다.

 

삶은 아주 긴 여정입니다. 그 길고 긴 여정을 걸어가다보면 기쁜 순간, 슬픈 순간, 행복한 순간, 괴로운 순간 등 수많은 순간들이 존재할 것이고 그 순간들은 곧 스쳐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길고 긴 삶의 여정의 끝에 도달했을 때, 걸어왔던 저의 길을 되돌아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고 싶습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는 삶"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던 삶"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이 가득한 삶"

 

 

40대의 마지막을 보내며, 제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들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제 마음을 온전히 글로 남기는 일은 참으로 어렵네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가 원하는 삶의 종착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잠시도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네요.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보았던 영화 인사이드아웃2 처럼 지금까지는 '불안'이가 저의 조종사였다면, 이제부터는 '기쁨'이에게 조종간을 넘겨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