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직전 글에서 4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으며, 가장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점은 바로 제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제가 되찾았다고 느낀 점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Good Bye-4, Hello-5 첫 번째 이야기 보기>
113. Good Bye-4, Hello-5 첫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오래간만에 블로그에 흔적을 남겨봅니다. 하루하루 정신없게 살다 보니, 꽤 오랜 시간 동안 제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었습니다. 블로그에 오지 못했던 몇 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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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되찾은 나에 대한 통제권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전 어렸을 때부터 제 자신에게 언제나 가혹하게 굴었습니다. 서로 원망하고, 증오, 분노가 늘 가득한 곳에서 성장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제 마음을 조종하는 사령관은 '불안'이었습니다. (며칠 전, 인사이드아웃 2를 보았는데, 거기 불안이가 나오더라고요, 불안이에게 참 많은 것을 공감하며 영화를 봤습니다.)
그 불안은 저를 강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떠한 일을 하든, 시험을 준비하든 세상을 살면서 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암울함과 두려움을 제게 강조해 주며, 저를 혹독하게 다그쳤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다행히도 제 삶은 제가 목표한 방향대로 비교적 잘 흘러왔으며, 덕분에 괜찮은 직장, 평화로운 가족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늘 기저에 깔려있었고, 그것이 고개를 들고 저를 지배할 때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늘 힘들어하고는 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전환하자면 저는 제 자신을 통제하는데 무척 자신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합격해야 하는 시험이 있으면, 하루 17시간 이상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며 몇 달이고 간에 공부를 했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단기간에 5~6kg은 쉽게 줄일 수 있을 만큼 극단적인 식이조절을 힘들지 않게 해 왔습니다.(원래 뚱뚱한 사람 아니냐고 하실 수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현재 176cm-69kg이고 20대 초부터 65~70kg 사이를 꾸준하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마음을 먹으면 새벽 4시고 5시고 간에 알람 없이도 눈을 떴고, 바쁜 시기에는 하루에 잠을 2~3시간만 자면서도 그렇게 힘든 것을 느끼지 못하며 일을 하고는 했습니다.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무아지경에 빠져서 먹는 것, 잠자는 것도 잊고 집중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을 갈아 넣으며 살아오다가 우울증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이 친구는 저를 철저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일에 의욕을 잃게 만들었고, 우울증 약을 장기 복용하면서 체중도 급격하게 늘어 80kg 가까이 살이 찐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약 5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다행히 올 봄부터 회복을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나약해진 제 마음을 다잡고, 제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마음이 많이 회복된 상태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우선, 제가 어쩔 수 없는 과거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좋은 시간이었든 나쁜 시간이었든 그 시간을 살아온 것이 나 자신이고, 그 결과가 지금의 제 자신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인생의 후반전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젊었을 때의 건강하고 예쁜 몸을 되찾기 위한 다이어트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인생 후반전은 즐겁게 살아보자
49살까지의 제 삶을 정의하는 단어를 생각해보니 바로 '치열함'이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위해 제 자신을 쏟아부었고,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살아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쉽지만 지금까지는 온전한 저의 삶을 살아오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치열했던 삶이 있었기에 오늘날 제가 이렇게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고, 꼭 필요한 순간이었기에 제게 경험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순간들을 잘 승화시켜 그 힘듦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제 삶의 목표와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확실하게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60세까지 소속될 수 있는 현재 조직내에서 저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좋은 부서, 힘 있는 부서에 가서 승진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맺으며 살 것인지, 아니면 60 이후의 삶에 무게를 두며 남아있는 약 10년 간의 직장생활동안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데 더 비중을 둘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었습니다.(후자라고 하더라도 일은 열심히 합니다. 다만, 아부, 줄 서기, 주요 부서로의 이동 등을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 결정을 별로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되는 현재의 직장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퇴직 후의 제 삶이 온전한 저의 삶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어려울 것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직장내에서 영광의 시간을 갖는다 하더라고 그 유효기간은 퇴직 때까지이며, 길고 긴 인생을 살아야 하는 저에게 유효기간이 60세까지인 기쁨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선택지였습니다.
두 번째, 퇴직 후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비교적 늦게 결혼하였고, 그 영향으로 아직까지 아이가 어린 편입니다. 따라서 남들보다 조금 더 긴 경제활동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고, 또 성격상 가만히 있으면 몸이 아플 만큼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항상 무언가를 하면서 바쁘게 지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한 제 성격을 생각해 보면 정말 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오직 생계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기도 하면서 오랜 기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오래전부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퇴직 후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즐거운 인생 후반전을 보내기 위해서는 제가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택해야만 했고 현재 약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해 놓은 상태입니다.
제가 생각한 첫 번째 목표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하는 것입니다. 덤으로 행정사 사무소도 같이 개업할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낯선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고 부동산 자체에도 관심이 많고, 건강만 잘 유지한다면 오래 동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이 급변하는 만큼 제가 퇴직 후에 해당 분야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AI가 대체하기 쉬운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행정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었고, 지난 2022년 육아휴직 기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취득했기에,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부동산 관련 정책이나 세법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무언가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퇴직까지는 10여 년의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한 두 가지 자격증은 추가로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심리학'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년간 우울증에 힘들어하며 상담의 방식과 필요성 등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생겼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죠
심리학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고,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할까?'에 대한 것이 늘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주관하는 '상담심리사'라는 자격증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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