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의 불확실성과 가능성, 방황의 이유
기성세대(40대 이상)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은 기성세대들이 그 시절에 가졌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미래를 준비하는데 힘을 쏟는 것보다는, 현재를 즐기면서 살아가는데 더 큰 비중을 두는 삶의 태도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기성세대로 접어든 제 눈으로 보더라도, 미래보다는 현재를 즐기려는 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제 예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올해 7월에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했습니다. 벌써 5개월이나 지났는데요, 제가 복직한 부서는 90년대 생들이 많은, 즉 젊은 세대가 아주 많은 부서입니다. 덕분에 젊은 세대들의 생활방식이나 그들의 생각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희는 아직 젊기 때문에,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도 참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만, 솔직히 별로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왜 요즘 젊은 세대들이 미래보다 현재에 더 무게를 두게 되었는지, 그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한 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불확실성의 다른 말이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4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이미 삶의 방향이 정해진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을 퇴직할 때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가정도 이미 꾸려 아이도 있기 때문에 인생의 방향을 급격하게 바꿀 수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지금 가진 직업을 퇴직 때까지 유지할 생각이고, 여태껏 살아왔던 방향을 유지하며 앞으로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저도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몇 가지 있는데, 솔직히 그 도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새롭게 도전을 해서, 제 인생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지요. 조금은 슬픈 이야기이지만 바꿔 생각하면 진로가 정해졌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성이 적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고민이 많습니다. 아직 정해진 것이 없고, 지금 걷고 있는 길도 아직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라는 것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그 안에는 실패했을 때 오게될 반대급부가 숨어 있습니다.
기성세대들과 젊은 세대들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들은 '기회'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희망에 초점을 맞추고, 젊은 세대들은 '기회'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희망', 그리고 '불확실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공존하는 것이니까요.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한다.
기회는 반드시 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련된 올바른 정보들을 충분히 접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 데 있어 방해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에 대한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도 많이 정보화되어 인터넷상에 존재합니다. 심지어 같은 특징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장점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단점이라고 말을 합니다. 오히려 많은 정보가 예전에 비해 더 '선택'이라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전보다 더 커져버린 기회비용
젊은 시절 과감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실패했을 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는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로 고착화될 수 있을 만큼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창업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업을 하고,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예를 들어 다시 취업을 하는 등의 방법) 길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에서는(꼭 우리나라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그 길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창업을 하든, 직장생활을 하든 한 번 실패하게 되면 다시 일어서는 게 만만치 않은 사회입니다.
이제 전 세계는 매년 두 자리수씩 성장하는 고성장 사회는 끝났고, 저성장 사회로 들어섰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실패는 그 데미지(기회비용)가 기존 고성장 사회일 때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난 몇 달간, 젊은 직원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에 대한 균형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위에서 이야기했던 부분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희망이자 버팀목이 되어줄 청년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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