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 사용의 위험성
오늘은 좀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뉴스 등을 통해 'OOO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뉘앙스를 없애고, 듣는 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이라는 단어가 주는 위험성
저는 개인적으로 '극단적 선택'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마치 '자살'(저 역시도 이 단어가 부담스럽기에 '그것'이라는 말로 대체해서 글을 쓰겠습니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한 가지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절대 '그것'은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것도 해결해주지 못할 뿐더러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고통만을 가중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죽음으로써 당사자는 그 고통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라고요. 하지만, 그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것'이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끝내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한 고통의 길로 인도할 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확실하게 이야기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었고, '그것'에 대해서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닌 지라, 스스로 죽음의 길로 걸어가는 그 마음이 어떨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무척이나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것'을 떠올릴 때 같이 떠오른 생각은 '정말 살고 싶다'였으니까요. 그러나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고, 붙들어 줄 그 무엇도 없었기에 무언가에 떠밀리듯 '그것'의 이끌림에 끌려갔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찌 되었든 저의 생각은 절대 '그것'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나 언론 등을 통해 '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삶이 힘들어질 때 택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처럼 보이는 것이 제 눈에는 너무나도 위험해 보입니다.
언어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언어에는 힘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도 말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될 '그것'에 대해서 방송에서만큼은 오히려 직설적으로 말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연사했을 때 '돌아가셨다'라고 순화해서 말하는 것과 '그것'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너무 부정적이고,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차라리 다른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제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선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것'과 '선택'은 절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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