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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토닥이

025. 너무 힘드신가요? 1393에서 위로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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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1393 전화를 알고 계시나요?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 전화번호입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연락 주세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 곁엔 1393'이라는 모토로 2018년 12월 27일부터 전국 언제 어디서나(24시간 가능) 자살예방 상담이 가능한 보건복지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기관입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심정은 아마 당사자가 아니면 알지 못할 것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답답함, 가슴을 조여 오는 고통, 땅속으로 꺼질 것만 같은 좌절감 등 그 감정에 휘말리게 되면 나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제어하기 힘든 상태가 되고는 합니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상담전화 포스터

 

오늘은 제가 1393을 이용했을 때의 상황과 이용 후의 느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도 얼마 전 아주 좋지 않은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의욕도 없고, 무언가를 할 힘도 전혀 없이 그저 하루종일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아주 작은 무언가라도 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 보려 해도 마치 물먹은 솜처럼 몸이 제 말을 듣지 않더군요. 병원치료를 받기 시작한 후 가히 최악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보내다가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억지로 몸을 이끌고 움직였습니다. 가족들 보기도 부끄러웠고요.

 

 

저는 바다를 참 좋아합니다. 해변에 앉아 커피 한 잔 들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바다로 무작정 차를 끌고 나갔습니다.

 

 

가까운 바다에 도착하니,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웃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아이와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맞잡고 해변을 걷는 연인들.... 모두 행복하고 밝아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치 사람들 사이에 떠 있는 섬 같았습니다. 한숨만 계속 나오더라고요. 답답함과 분노, 좌절의 느낌을 지우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니까 정말 힘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으면 제가 저를 놓아버릴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393이 생각 나서 무작정 번호를 눌렀습니다. 연결이 힘들다는 사람들의 말처럼 한 번에 연결은 되지 않았고, 두 번째 시도에 운 좋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흘러 나오는 상담사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냥 제 마음속에 있는 답답함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병원을 다녔어도 상담할 때 눈물이 나는 경험은 하지 못했는데, 이 날만큼은 눈물이 나더라고요. 상담사님 역시 제 말을 들어주시고, 또 질문도 해주시면서 20분이 넘게 통화를 하였습니다.

 

 

마음이 많이 진정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펑펑 운 것은 아니지만 눈물을 흘리고 나니 개운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는 전화를 걸면서도 과연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하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그날 상담사님의 목소리는 진심으로 저를 위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전화를 끊으며 "하루종일 우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힘드시겠어요. 오늘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괜찮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라는 답을 들으며 통화를 마쳤습니다.

 

 

제 느낌은 이렇습니다. 제가 전화를 할 때 ㅈㅅ을 생각했던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절망적인 기분으로 전화를 했는데, 통화 후 위로받은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정말 위험한 상황에서도 통화 연결만 된다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라 상담도 딱딱하거나 형식적이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실 수도 있는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을 만큼, 오히려 병원에서 상담받는 것보다 더 진심으로 상담을 해주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전화연결이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만큼 힘든 사람이 많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좋은 상담사분들을 더 뽑아주시면 정말 좋고요.) 

 

 

1393 전화 후 통화연결이 되지 않으면, 지역 자살예방센터로 연결도 가능하니까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필요할 때 잘 이용하시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실 겁니다.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니까요.

 

 

지금 너무 힘드신가요? 마음이 너무 답답한데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곳이 없어 혼자 끙끙 앓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1393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겨보시는 것도 한 번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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