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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토닥이

014. 우울증 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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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많이 힘든 병입니다.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요.

 

 

우울증을 앓고 있는 본인의 고통이 가장 크겠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 역시 환자 본인보다 결코 덜하지 않은 고통을 함께 겪게 되는 힘든 병입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가족들은 처음에 사랑하는 내 가족 중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면 많이 당황합니다.

 

 

우울증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질병이다 보니 그저 "요즘 속상한 일이 있었나 보다" 정도로 알고 있다가, 우울증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듣는 순간 어떻게 해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배려를 시작하게 되죠.

 

 

그래서 처음에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거나 매사 의욕이 없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어떻게든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좋은 말도 해주고 격려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그러한 가족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가족들도 슬슬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우울증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처럼 우울증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우울증 환자를 대했지만, 환자의 상태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들 역시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지내게 되기 시작합니다.

 

 

계속되는 짜증, 무기력하고 의욕 없는 모습....

 

 

안쓰럽게만 보였던 사람이 게으름쟁이로 보이기도 하고, 의욕 없는 모습을 보며 함께 힘이 빠지며,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기는 한 건지, 내가 왜 이런 모습을 계속 봐야 하는지 심지어 화가 나기도 합니다.

 

 

결국, 환자 본인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도 함께 지치게 만드는 병.... 그게 우울증입니다.

 

 

 

가족들이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우울증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을 가진 건 우울증 환자, 바로 당사자입니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의욕적인 모습을 가족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짜증과 절망은 아마 가족이 아닌 본인을 향한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 힘들어하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

 

 

 

이 모든 것들이 합쳐지며, 우울증 환자 본인을 더 힘들게 했을지 모릅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가족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많이 배려해 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족까지 지쳐버리면 안 되니까요.

 

평소처럼.....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생활해 주세요.

 

가끔 한 번씩 꼭 안아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저 어깨를 한 번 토닥여 주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나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카카오뷰 채널 개설했습니다.  http://pf.kakao.com/_vuLS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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