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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토닥이

096. 가스등 효과(Gaslight Effect) -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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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 효과(Gaslight Effect) - 가스라이팅

 

2010년 개봉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푼젤(Tangled)에는, 주인공 라푼젤과 계모 고델의 숨 막히는 심리 대결이 펼쳐집니다. 사실 고델은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마법의 머리카락을 지닌 왕국의 공주를 납치해 18년 동안이나 탑에 유폐한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탑 밖의 외부 세계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곳이라는 공포심을 주입함으로써 도망가지 못하도록 매어놓습니다.

 

 

 

성년이 될 나이인 18세 생일이 멀지 않은 날 라푼젤은 탑 밖에 나가보겠다고 합니다. 깜짝 놀란 고델은 자신이 얼마나 희생적으로 라푼젤을 돌봤는지 거듭 강조하면서, 청소년기를 지낸 성인이라면 누구나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그 끔찍한 대사, “엄마가 제일 잘 안단다(Mother knows best)”를 반복합니다.

 

이 대목은 일종의 뮤지컬 시퀀스로 진행되는데 그 대사는 대충 이렇습니다.

 

엄마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곧 네가 둥지를 떠나고 싶어 하리란 걸 알아.
곧, 하지만 아직은 아니야.
엄마가 제일 잘 안단다.
엄마 말을 들으렴.
바깥세상은 아주 무서운 곳이야.
그러니 그만하렴, 넌 엄마를 슬프게 한단다.
엄마가 여기 있어, 엄마가 널 지켜줄 거란다.
아가, 엄마가 제안할게.
어려운 일은 건너뛰고, 엄마랑 있으렴.
엄마가 제일 잘 안단다.

 

실제로 바깥세상에 무서운 도적과 강도가 판을 친다 하더라도, 이렇게 반박하기 힘든 말로 가두어놓는 계모가 훨씬 더 으스스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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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 효과는 미국의 심리치료사 로빈 스턴(Robin Stern)에 의해 사용된 용어로,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1944년작 '가스등'(Gaslight)이라는 영화에서 착안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인 폴라는 그녀의 재산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남편 그레고리의 계략에 의해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습니다. 남편이 집안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생각하는 보석을 찾기 위해 다락방의 가스등을 켤 때마다 폴라는 자신의 방에 있는 가스등이 어두워지는 것을 경험하고, 이를 남편에게 이야기하며 불안함을 호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레고리는 이를 계속해서 무시하면서 폴라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결국 그녀는 남편의 말대로 자신이 미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처럼 가스등 효과는 상대방의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자신의 조종과 영향력 아래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심리적 폭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종자가 만들어 놓는 상황과 설득에 처음에는 이상함을 느끼고 반문을 제시하던 피해자가 나중에는 점차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가스등 효과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자주 사용하거나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사과를 하거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가스등 효과를 가해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만 보기는 어려운데, 이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에 일어나는 심리적 상호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피해자를 통해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려 하는 가해자와 이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가해자에게 자신을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권위를 부여하는 피해자 사이의 정신적 역동(dynamic)이 일어난 결과로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가스등 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에서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대해서 깊이 있게 탐색하고 이를 인정해 주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관철시키려고 하거나 무조건적으로 변화될 것을 요구한다면 건강한 관계로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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