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log...

091. 40대, 인생의 전환기에 서서

반응형

40대, 인생의 전환기에 서서

 

"不惑 : 미혹하지 아니한다. 마흔 살을 일컫는 말"

 

40대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바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다 크지 않아 아직까지는 부모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고, 직장에서는 선임으로서 챙겨야 할 일이 많은 자리를 주로 차지하고 있을 나이대입니다. 직장인으로서, 부모로서 해야 할 일도 많아 막상 자기 자신은 잘 챙기지 못하는 시기, 그것이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40대의 모습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청년층도 아닌, 그렇다고 중장년층도 아닌 40대

우리나라에서 40대의 위치는 애매합니다. 젊음과 열정이 있는 청년층에 포함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고, 삶에 대한 경험으로 무장한 중장년층에 포함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적습니다. 어찌 보면 낀 세대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런 이유로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서도 배제당하기 일쑤인 나이대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저는 베이스 연주를 취미로 삼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40이 넘어서 이 취미를 갖기 시작했고, 나름 열심히 연습해서 혼자서 악기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은 실력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자격증 공부를 하느라 몇 달 동안 연습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조짐은 보였습니다만, 빠른 곡을 도저히 칠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못했던 곡이라면 상관없지만, 어렵지 않게 해내던 곡이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연습을 하고는 있지만 곡의 속도를 낮추지 않는 한 원래의 속도로는 연주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게 제 솔직한 느낌입니다. 비록 취미생활이지만 이것으로 인해 제 신체적 한계를 정말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당연히 할 수 있던 일이, 노력해야 가능한 일로 바뀌는 시기

40대에 접어들게 되면, 예전에는 당연히 할 수 있던 일들이, 이제는 정말 노력해야만 겨우 할 수 있게 되는 상태로 바뀌게 된다는 걸 느낍니다. 지루한 삶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위해 시작했던 악기 연주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제 한계를 느낀다는 점이 어찌보면 슬픈 일입니다만은, 그 속에서 또 인생을 배운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느끼는 바로 제 신체적 능력이 본격적으로 저하되기 시작한 건 40대 중반 이후인 것 같습니다. 운동능력도 떨어지고(그전보다 운동을 안 한 탓이 크겠지만...), 베이스 연주실력도 약 3~4년 전과 비교하면 실력이 많이 줄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건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고요. (이건 제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시기와도 일치합니다.) 마음으로는 아직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반응형

 

40대의 좌절과 방황

40대는 20대나 30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아이들은 아직 다 성장하지 못했고, 부모님들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시는 게 느껴지고, 직장에서도 요구받는 게 점점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그 어떤 역할도 만족할 만큼 이루어내지를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일부 슈퍼맨들은 전부 다 해내기도 하는데, 정말 존경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자책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척척 해내던 일도 이제는 버겁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40대는 확실하게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나이입니다. 거기에다가 바쁜 일상에 치여 젊은 시절 가졌던 마음속의 뜨거운 열정도 사라진 상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은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을 하는 것이지요. 특히 젊은 시절에 더 큰 열정을 가지고, 더 완벽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은 더 큰 좌절과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마음으로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40대, 삶을 바라보는 생각을 바꿔야 하는 시기

제가 40대 중반을 넘기면서, 혹은 우울증을 앓으면서 느꼈던 것은 40대 이후에는 젊은 시절에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 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저 앞만 바라보며 미친 듯이 전력질주하는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그 방식으로 영원히 생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의사 선생님께 아주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앞만 바라보며 사는 삶이 아니라, 옆도 보고, 걸어온 길도 되돌아보면서 비록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모르지만 주위를 살피면서 걸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건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전의 방식으로 살아오는 것이 맞았고, 앞으로는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라고요.

 

 

40대는 2~30대의 젊었던 삶의 태도와 생각, 행동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시작될 5~60대 중장년층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생각과 태도를 갖춰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2~30대의 자신과는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0대에 접어들어 무언가가 잘 안 되어서 고민이 많으시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스러운 분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40대는 인생의 전환기이니까요. 젊음의 시간을 정리하고 새롭게 맞이할 중장년 시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따릅니다. 그러나 이런 혼란과 고통의 시간을 지내고 나면 그동안 알지 못하고 살아왔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하루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