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주요 우울 장애의 비율이 남성보다 1.5~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사실 우울증의 증상이나 경과, 치료 반응, 기능 변화에서 성별 차이는 뚜렷하지 않고, 여성에서 자살 시도의 빈도가 높으나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는 남성보다 낮다고 합니다. 남성과 비교하여 여성에게 더 뚜렷하게 발생하는 우울증에는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이 있습니다. 둘 다 대체로 여성 호르몬과 여성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여성우울증의 종류
산후 우울증
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지만, 대다수는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우울, 불안, 짜증, 잦은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대개는 자연적으로 호전됩니다. 그러나 산모의 10~20%는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산후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출산 이후 4주 전후로 발생하나 출산 후 수일 이내 및 수개월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병 3~6개월 후에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지만, 잘 치료받지 않을 때에는 1년 넘게 지속하기도 합니다.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발달 및 가족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갱년기 우울증
‘가슴에 열이 뻗쳐오른다.’, ‘불안하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겠다.’
그동안 실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화병(Hwa-byung)’은 1970년대 국내 연구를 통해 전 세계 학계에 정신 의학 용어로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보고에서 화병은 가정주부에 많으며, 가정 문제로 화가 날 충격적인 일들을 겪고 갈등과 체념의 기간을 거치며 분노를 억제하거나 신체적으로 투사(projection)한 결과 나타난 만성 질병이라고 하였습니다.
중년 여성들은 종종 스스로 화병이 낫다고 하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데, 그들의 증상의 많은 부분은 여성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참는 게 미덕이다’라는 풍조로부터의 압박으로 인해 발생한 것입니다.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문화는 여성들을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이때쯤 폐경이 찾아와 호르몬 변화까지 겹치게 되면 우울증이 새롭게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증상이 너무 힘들고 속이 상할 때 잠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게 되면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여성우울증의 원인
산후 우울증
임신과 출산 전후로 여성의 신체는 다른 내분비 질환만큼이나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게 됩니다. 호르몬을 비롯한 다른 뇌의 신경전달물질들의 불균형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감이 겹치면 실제 아이를 양육하면서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피로가 누적되고 불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산후 우울증의 원인이 됩니다. 배우자나 가족과 나쁜 관계, 분만 후유증 및 산모와 아이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 계획되지 않은 임신 등의 요인이 있으면 산후 우울증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갱년기 우울증
중년 여성이 무기력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해 보이면 주변에서는 흔히 나이가 들면 다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만,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활기차게 사는 중년들도 많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기운 없이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여성은 폐경을 전후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에스트로젠의 감소는 심장과 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이고 스트레스 호르몬들을 활성화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대뇌와 기저핵의 신경세포를 손상해 경화성 병변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가 결국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성우울증의 증상
산후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 두 질환 모두 기본적으로 주요우울장애와 일반적인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울하고, 죄책감이 들고, 비관적이며, 재미있는 것도 없고, 식욕과 수면의 변화가 있고, 무기력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자살사고까지 듭니다. 다만 각 시기와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각각 다음의 특징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산후 우울증
산후 우울증의 증상에는 아이의 건강염려 및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걱정, 아이에 관한 관심 상실, 아이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학대 행동, 스스로나 아이에게 해를 끼칠 것 같은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두려움 등이 있습니다. 엄마의 산후 우울증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아이도 영향을 받아 기질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보이고,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학업 수행이나 지적 능력의 저하를 보이고,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갱년기 우울증
일반적으로 중년 여성에게 폐경 전후는 대개 자녀의 독립이나 만성적인 가족 갈등, 사회적 성취의 한계,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이 다양하게 겹치는 시기이며, 이때 그동안 수행했던 자신의 역할을 다시 재정립하게 됩니다. 그러나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원래의 역할을 잃으면 인생의 의미가 다 없어졌다고 느끼고 이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며 외로움, 공허감을 크게 경험하게 됩니다.
여성우울증의 치료
기본적으로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이전 삶에 애착이 있고 매우 열심히 살았으며 자아 기능이 좋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치료로도 반응이 좋아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초기에 잘 조절된다면 이전 수준으로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산후 우울증
대개 산후 우울증이 발현되는 시점이 수유 시기와 겹치므로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 치료는 수유에 문제가 없는 약물인지를 검토하고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모유 수유를 하지 않기로 했거나 우울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고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항우울제, 기분조절제,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더욱더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우울증
적절한 항우울제 약물치료는 갱년기 우울증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기분조절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을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폐경기 증상에 여성 호르몬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보고 성급한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유방암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음으로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 상태를 자세히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정신치료
일반적인 우울증에 널리 사용되는 인지행동치료와 대인관계치료가 가장 많이 추천되고, 그 외에도 다양한 정신치료 기법들이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될 수 있습니다. <출처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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