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서 제1형 양극성장애의 특징과 그 치료방법 등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제2형 양극성장애의 특징과 원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제2형 양극성장애의 정의 및 특징
우선 2형 양극성장애는 큰 분류에 있어 1형 양극성장애와 함께 양극성장애에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2형 양극성장애는 전반적인 질병의 원인이나 특성이 1형 양극성장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의 내용은 주로 1형 양극성장애와 다른 점 혹은 2형 양극성장애의 특징을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2형 양극성장애는 우울삽화와 경조증삽화를 경험했을 때 진단되는데, 만약 조증삽화*를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경조증 삽화가 있었더라도 1형 양극성장애로 진단됩니다. (*삽화 : 비정상적인 기분이 지속되는 양상을 표현하는 단어)
경조증삽화란 평소 상태와는 달리 기분이 고양되거나 활력이 증가하나 심각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므로 경조증을 경험한 환자들은 스스로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활력이 증가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2형 양극성장애로 진단되는 경우 경조증삽화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우울삽화가 발생할 경우 우울증에서보다 더 심각한 정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 사회 기능의 현저한 손상을 일으켜 치료를 요합니다.
2형 양극성장애는 1형 양극성장애와 마찬가지로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의 기준에 따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임상적으로 조증과 경조증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분 증상의 심각도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평가가 필요합니다.
또한 다른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양상이 매우 비슷하여 감별하기 쉽지 않은 특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B군 인격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s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혹은 질병이 아닌 흔히 외향적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고양된 기분, 불안정한 정동, 충동성, 과활동성 등은 그 양상이 경조증과 매우 비슷하여 진단을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단순히 진단기준에 맞는 증상만을 파악하기보다는 가족력, 증상의 패턴, 과거력 등을 포함한 다차원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아래의 표를 한 번 보시면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제2형 양극성장애의 원인
2형 양극성장애의 원인은 1형 양극성장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의 특정한 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형 양극성장애 역시 뇌세포의 기능과 연결 회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이는 복합적인 원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결론적으로 1형 양극성장애와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형 양극성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1. 유전적인 요인
가족들 중에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기분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가족들 중에 양극성장애 환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양극성장애가 발병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 생물학적 요인
뇌 활동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의 대사나 활성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양극성장애 발병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 노르에프네프린, 세로토닌, 글루탐산, 아세틸콜린 등이 있는데, 양극성장애 환자들에서 이러한 신경전달물질들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부족한 경우들이 보고되었습니다.
3. 심리사회적 요인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졸 과다분비로 감정조절 및 수면의 이상을 일으키며 이는 양극성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4. 기질적 요인
기질과 관련하여 연구하는 집단에서는 기분장애 환자의 기질은 우울성, 순환성, 자극과민성, 기분고양성, 초조성의 5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중 순환성 기질이 2형 양극성장애와 관련이 높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경조증적인 성향이 있으나 진단되지 않을 정도의 양상만 유지되는 경우를 경조성 성격이라고 규정하고 2형 양극성장애의 고위험군이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5. 일주기성 리듬
사람의 수면-각성을 포함하여 소화기, 내분비, 심혈관계 등 여러 신체 기관은 약 24시간의 주기성을 보이는데, 이를 일주기성 리듬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잠을 오랫동안 못 자게 하는 수면박탈을 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우울증 환자에서는 기분의 호전을 보이며, 양극성장애 환자에서는 조증삽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양극성장애의 발병이 계절 변화와 연관되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일주기성 리듬의 조절 이상이 양극성장애의 발생이나 증상의 변화에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2형 양극성장애의 진단
O 평소보다 수면이 줄어들어도 전혀 피곤하지 않다.
O 활력이 증가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O 평소보다 많은 일을 수행하고 계획을 세운다.
O 말이 많아지고 커피, 담배, 술 등의 소비가 증가한다.
O 불필요한 전화를 많이 하고 의미 없는 농담이나 웃음이 늘어난다.
O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과도하게 자존감이 증가한다.
O 자제력이 감소하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주변인들과 갈등이 증가한다.
O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위와 같은 증상들이 개인 활동, 사회 활동, 대인관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며 이로 인해 어느 정도의 기능손상이 있으나 조증삽화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으며 그 기간이 짧습니다. 2형 양극성장애는 단지 경조증삽화만 발생하기보다는 우울삽화, 혼재성 양상이 자주 동반됩니다. 2형 양극성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형 양극성장애에 비해 혼재성 양상을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우울삽화와 경조증삽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혼재성 양상의 경우 2형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절반이상이 경험을 한다고 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2형 양극성장애의 치료
2형 양극성장애의 치료는 전반적으로 1형 양극성장애의 치료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2형 양극성장애로 진단받는 경우 이전에 우울증이나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았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던 항우울제 등을 중단하고 기분조절제를 사용하는 등 치료 약물의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지금까지 세 편에 걸쳐 제1형과 제2형 양극성장애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양극성장애는 우울증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진단도 쉽지 않은 것으로 현재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혹시 나 자신이, 아니면 내 가족 혹은 주위 사람 중에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 토닥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7. 쫓기는 기분이 들고 불안해요 - 불안장애 (0) | 2023.01.22 |
---|---|
036. 남들 앞에 서는 게 두렵다. 사회 불안장애 (0) | 2023.01.21 |
032. 제1형 양극성장애의 증상과 치료 (0) | 2023.01.17 |
031. 제1형 양극성장애(조울증)는 무엇인가? (2) | 2023.01.16 |
029. 상처 받는 것보다 상처 줄까봐 더 두렵다. (0) | 2023.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