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신적 침체상태에 들어가리라는 걸 알아요.
저는 절망의 늪에서 일어나려고 합니다.
- 윈스턴 처칠 -
1895년 홀더숏 훈련기지에서 윈스턴 처칠이 어머니에게 쓴 편지의 내용입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서 지금도 뛰어난 연설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전 생애 우울증으로 고통받았으며 끊임없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방법으로 이를 극복했었다고 합니다.
주요우울장애의 정의
우리 모두가 어쩌다 한 번씩 우울한 기분을 경험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우울감이 지속되면서, 동시에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 변화가 수반된다면 이는 우울증에 해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우울증의 유형 가운데 주요우울장애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주요우울장애는 최소 2주 이상,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울한 기분, 흥미저하, 식욕 및 체중의 변화, 수면장애, 무가치감, 피로, 자살사고 등이 동반될 때 진단됩니다. 이러한 주요우울장애는 일생에서 여러 번 반복되기도 합니다.
주요우울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의 하나로 서구권에서는 남자의 경우 5-10%, 여자의 경우 10-25% 정도가 일생에 한 번 이상 주요우울장애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생에 한 번 이상 주요우울장애를 보이는 비율이 3-5%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인구의 5-10%가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은 누구나 한 번쯤 앓아봤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윈스턴 처질, 에이브러험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같은 위인들 모두 우울증을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감기처럼 가볍게 넘길 수 없이 심각한 경우도 많아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주요우울장애는 치료받지 않으면 몇 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대인 관계 및 사회생활에서의 어려움, 직업적인 능력의 상실, 그리고 자살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10퍼센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병입니다.
주요우울장애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치료, 전기경련요법(ECT)이나 경두개자기자극술(TMS) 등의 치료법으로 잘 나을 수 있습니다. 주요우울장애는 개인이 취약해서 비롯되는 개인의 약점이나 잘못이 아니며, 방치되어서는 안 되는 반드시 치료되어야 할 질병입니다.
주요우울장애의 원인
주요우울장애의 원인으로 심리 사회적, 생물학적, 유전적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다수 제기되나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주요우울장애는 단일 질환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되는 뇌의 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뇌의 화학적인 변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일어나서 기분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증상과 연관이 됩니다.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는 세로토닌 활성도가 저하되어 있으며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활성의 조절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심리 사회적 요인
주요우울장애의 삽화 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 부모, 자녀 등의 죽음, 직업, 경제, 건강의 상실 등의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며 환자가 지니고 있던 체질적 소인과 스트레스로 인한 변화가 상호작용하여 뇌의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회로에 변화를 초래합니다.
(3) 내분비 이상
주요우울장애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 이상, 갑상선 기능 이상, 성장 호르몬 분비 이상, 수면 및 생체 리듬의 장애가 나타납니다. 임신, 출산 및 산후 문제, 갑상선 문제, 폐경기 또는 여러 가지 다른 상태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주요우울장애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신경면역학
선천성, 후천성 면역 염증성 매개 물질은 기분조절의 중요한 인자입니다. 우울증이 뇌의 염증과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들이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5) 유전적 요인
일란성 쌍둥이가 모두 주요우울장애가 발병할 확률은 40-50%40-50% 정도라고 합니다. 즉, 주요우울장애는 유전이 영향이 매우 크지만, 후천적인 다른 요인들도 함께 작용합니다. 아직까지 주요우울장애와 관련되어 일관성 있게 보고되는 염색체 혹은 유전자 이상은 보고 되지 않았습니다.
(6) 개인의 성격, 기질적 요인
어린 시절의 외상은 스트레스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 시절부터 긍정적인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은 낮은 자존감 또는 자기비판적인 태도를 발전시키게 됩니다. 또한 성인기에 상실(주변인의 사망 또는 죽음)은 소아기의 상실 경험을 되살리게 되어, 주요우울장애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7) 현재 생활습관과 건강상태 문제
만성 질환, 불면증, 만성 통증 또는 암과 같은 특정 상태로 인해 우울장애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을 지나치게 사용하거나 마약류 물질로 인한 주요우울장애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주요우울장애의 증상
주요우울장애의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 학교, 사회 활동, 일상적인 활동을 포함한 많은 곳에서 눈에 띄는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1) 기분
슬픔, 우울, 눈물을 흘림, 불안감, 공허감, 작은 문제에 대해서도 화가 나고 폭발
(2) 생각
과거의 일에 후회, 타인을 원망, 미래를 비관적으로 인식
(3) 흥미 저하
취미 또는 스포츠와 같은 대부분 또는 모든 정상적인 활동(성인의 경우 성생활을 포함)에 대한 관심 또는 즐거움 상실
(4) 식욕감소 및 식욕증가
식욕이 줄어 체중이 줄기도 하지만 식욕이 늘어 체중이 늘기도 함
(5) 불면
불면증이나 과도한 수면
(6) 정신운동
초조, 안절부절 못함 혹은 생각, 말하기, 신체 움직임이 느려짐
(7) 에너지 부족
피로, 작은 작업이라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
(8) 무가치함, 죄책감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느끼거나 죄책감을 갖고, 과거의 실패나 자책에 빠짐
(9) 집중력 저하
생각, 집중, 판단, 기억하는데 어려움이 있음
(10) 자살사고
죽음, 자살 생각, 자살 시도 또는 자살에 대한 빈번하거나 반복되는 생각
멜랑콜리아 양상의 주요우울장애
히포크라테스가 우울한 느낌(마음의 병)을 멜랑콜리아(melancholia)로 기술하면서 현재까지 사용하게 된 용어입니다.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거의 완전히 상실되며 초조 또는 정신-신체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정신운동성 변화가 항상 존재합니다.
중등도 이상의 주요우울장애, 환청 또는 망상이 동반되는 정신병적 증상을 보일 경우 빈번합니다.
즐거움의 상실(무쾌감증)이 뚜렷하면서 새벽에 일찍 깨고, 아침에 더 심해지는 우울증입니다.
식욕저하 및 체중감소가 심하고,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가 심하며 사소한 일에도 죄책감을 심하게 느끼는 유형입니다. 이는 큰 스트레스 요소가 없이도 내부적인 자율 신경계 및 내분비계 이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내인성 우울증, 즉 생물학적인 측면이 많은 우울증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비전형 양상의 주요우울장애
위에서 언급한 주요우울장애의 대표적인 증상과는 다른 양상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비전형적인 것으로 분류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우울해지는 기분 반응성을 보이며 너무 많이 자고 너무 많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의 비판 혹은 거부에 대단히 민감합니다. 때로는 팔다리가 납처럼 무겁고 움직이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서 심한 정신운동성 지체와 동반하며 계절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정신병적 양상의 주요우울장애
주요우울장애의 심각도가 높아지면 우울 증상과 더불어 망상 혹은 환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분과 일치하는 정신병적 양상 동반
모든 망상과 환각의 내용이 부족감, 죄책감, 질병, 죽음, 허무주의, 또는 처벌받고 있다는 느낌 등의 전형적인 우울 기분과 일치합니다. (예컨대, ‘죽어라’라고 하는 환청이 들리거나, 스스로의 죄가 지나쳐 죽음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믿음 등)
기분과 일치하지 않는 정신병적 양상 동반
망상과 환각의 내용이 부족감, 죄책감, 질병, 죽음, 허무주의, 또는 처벌받고 있다는 느낌 등의 전형적인 우울주제를 포함하지 않거나, 내용이 기분과 일치하지 않는 것과 기분이 일치하는 것의 혼합물로 나타난다. (예컨대, ‘자신이 계시를 받았다’는 내용의 환청을 듣는다거나, 누군가 본인을 감시하고 있다는 믿음 등)
주요우울장애의 치료
주요우울장애의 치료는 약물치료뿐 아니라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정신역동치료 등의 정신치료(심리치료)와 경두개자기자극술, 뉴로바이오피드백 등 뇌자극을 통한 신경기능조절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비약물적 치료방법들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가벼운 우울증은 정신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으나,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에서는 약물치료가 거의 필수적이며 그 외 비약물학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치료의 단계
우울증의 치료는 급성기, 지속기, 유지기 치료로 세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치료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 최소 2-4주간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있으며, 약의 효과는 꾸준한 약물 복용에 따르므로,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반응률은 50-70%에 이릅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6-9개월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재발을 막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2) 약물치료
주요우울장애는 정신치료(심리치료)만으로는 회복하기에 부족하며, 대부분 약물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특정 항우울제가 다른 항우울제에 비하여 우수하다는 일관된 결과는 없습니다. 의사는 환자에 따라 목표증상, 부작용, 일반적인 효능, 과거 약물치료 반응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합니다.
치료효과는 약물치료 시작일로부터 최소 2-4주가량의 시간이 경과한 이후 관찰되며 치료반응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는 용량 증량, 다른 항우울제와의 병합, 항우울제의 교체를 통해 조절합니다. 우울증의 급성기 치료 목표에 도달하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평균 6~9개월가량의 지속 투약이 필요합니다.
- 치료약물 종류
O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수용체 억제제(NaSSa, norepinephrine and specific serotoninegic antagonist) 등의 약물이 있으며, 뇌신경에 작용하여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교정하여 우울증을 치료합니다. 특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항우울제 1차 선택약물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으며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이 없어 안전합니다. 또한, 경련 및 심장질환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가능 합니다.
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각각 효능 및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하게 됩니다. 흔히 항우울제 복용 시작 후 2~3주의 초기 투약기간 동안 오심, 설사, 불안, 두통, 불면, 발한 증가, 하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지나며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며 때에 따라 다른 약물을 단기간 병용하여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될 시 용량을 조정하거나 다른 약물로 교체해 볼 수 있습니다.
O 항불안제
주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이 사용되며 동반되는 수면장애, 불안장애 치료를 위해 우울증의 급성기 치료에 주로 사용됩니다. 수면, 진정, 근육 이완 등의 효과에 따라 환자의 증상에 맞추어 약제를 선택하며 부작용으로는 과다진정, 호흡억제, 섬망, 낙상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성이나 의존의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 하에 필요량을 필요기간만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O 그 외의 약물
항우울제만으로 증상의 호전이 충분하지 않을 때, 기분조절제인 리튬, 갑상선 호르몬, 정신자극제,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등을 병합할 수 있습니다. 약제 추가 후 최소 3~4주 후에 효과가 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충분한 기간을 유지하며 병용하게 됩니다. 이들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을 활성화하여 치료저항성 항우울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O 금단증상
항우울제를 일정기간 사용하다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 약 20% 정도에서 금단증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감기 유사증상, 불면, 구역, 두통, 불안, 어지러움, 감각이상, 예민함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금단 증상은 보통 가벼운 형태로 1~2주간 지속되며 기존의 항우울제를 재사용하면 24시간 이내에 대부분 증상이 소실됩니다. 따라서 약제 투약을 중단하고 싶을 경우 갑자기 끊으면 안 되며 주치의와 상의 하에 점진적으로 감량하며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정신치료
O 역동정신치료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정신치료로써, 정신역동적/정신분석적 이론에 기반을 둔 치료를 말합니다. 어린 시절 중요한 사람과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 및 방어기제가 우울증상을 형성하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기여한다는 이론입니다. 환자의 증상 호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나 증상의 감소, 사회 기능의 회복, 성격구조의 변화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O 인지행동치료
인지이론에 따르면 우울증은 인지적 왜곡에서 기인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 세상,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의 경험을 왜곡되게 해석하게 하여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왜곡된 믿음을 찾아 교정하면 기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행동이론에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보상 행동을 늘리는 여러 전략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합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인지이론과 행동이론이 결합되어 우울 증상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치료입니다. <출처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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